산책(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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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2020년 5월 5일(화) - 어린이날 2020년 4월 30일을 시작으로 5월 5일까지 6일간의 휴식이다. 석가탄신일, 노동절, 그리고 어린이날까지 겹쳐 연속해서 쉬게 되었다. 코로나 19 여파로 항공산업은 일거리가 없다. 연휴기간 거제와 양산을 거쳐 밀양을 다녀왔다. 그리고 마지막 날 어린이날이자 어버이날을 겸해서 시골 어머니댁에 다녀왔다. 역시나 어머니는 집에 계시지 않았고, 혹시나 해서 바닷가 언덕 위에 있는 밭으로 나갔더니 밭일을 하고 계셨다. 아내와 아이에게 마늘종 빼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둘이서 재미있다며 마늘종을 뽑았다. 뽑았다기보다는 다 잘랐다. 그래도 상관없다. 어머니를 도와 밭일을 끝내고 남해로 드라이브를 나섰다. 설천 해변을 둘러 이순신 순국공원에 들렀다. 예전에는 이락사라고 불리..
2020.05.24 -
라면
2020년 3월 8일(일) - 라면 코로나 19가 확산되고 있을 무렵아직 사천에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고,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답답해서 가족들과 봄을 캐러 나갔다.아침에 삼천포 어시장에서 공수한 문어를 넣고 라면을 끓였다.밖에서 먹으면 그냥 맛있다.가족과 함께라서 더 좋았다.
2020.05.24 -
확찐자
2020년 4월 5일(일) - 확찐자 일요일 아침이다.2020년 봄은 빼앗긴 봄이다.뭘 해도 좋을 계절이건만 무엇도 할 수 없는 계절이다.그렇다고 집에만 있을 순 없었다.코로나 19가 많은 것을 바꾸어 버렸다.어느새 아내와 나는 확찐자가 되었다.예전으로 돌아가야 한다.아니 더 이상 진행은 막아야 한다.나 혼자 하는 산책이 아니라 오늘은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선다.
2020.05.23 -
선진리성
2020년 3월 25일(수) - 선진리성 나의 사진일기에는 순서가 없다.날짜가 뒤죽박죽이다.그냥 사진을 찍는 게 즐겁다.그렇게 사진을 찍어 놓고 정리는 나중이다.오늘이 사진을 정리하는 날이다.클라우드 보관함이 꽉 찼다는 경고를 받고서야 사진을 정리한다.그냥 지우면 추억이 사라지는 것 같아 이렇게 블로그에 사진을 정리한다.보관함을 늘리는 쉬운 방법이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가끔씩 이렇게 보관함을 정리하면서 잊고 있었던 즐거웠던 지난 시간을 떠 올리는 것이 좋다. 수요일이다.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을 했다.코로나 19로 하루 종일 집에서 보내는 아내와 아이들의 답답함을 달래려 산책을 나섰다.아쉽게도 막내는 함께 하지 않았다.녀석이 뭘 하고 있을지 상상이 된다.아쉽지만 셋이서 답답함을 풀고 즐거운 시간을 ..
2020.05.23 -
설레임
2020년 5월 20일(수) - 설레임 오랜만에 맘이 설렌다. 이런 느낌 오랜만이다.사랑하는 누군가로부터 데이트 신청을 받는다는 것은 기쁘고 즐거운 일이다.내게 오늘이 그런 날이다.어느새 중학생이 되어버린 사춘기의 문턱에 접어든 큰 아이로부터 데이트 신청이다.나에게 무슨 하고픈 말이 있는 것일까?그냥 아빠랑 오래간만에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한다.둘째 녀석은 나의 산책에 동행하는 일이 있어 함께 맛있는 것을 먹는 일이 많다.녀석도 그러고 싶었나? 아이가 먹고 싶었던 것은 고작 햄버거다. 새롭게 출시된 빅맥이 있었는데 그게 먹고 싶었다고 한다.아이의 얼굴에서 웃음을 보았다.즐거웠다.그 모습을 조금 더 보고 싶었다.그러나 햄버거 하나를 먹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설레임을 조금 더 길게 느끼고 싶어서 산책을 나..
2020.05.23 -
암수 서로 정답구나
해가 길어졌다.새벽 다섯 시가 되면 날이 밝아지기 시작한다.주말 일찍 잠에서 깨어 날씨를 확인한다.비가 내린다.집에만 있기 답답하여 우중 산책을 나선다.집 근처 농업기술센터에 들렀다.나에게는 정원과 같은 곳이다.작은 항아리에 열대수련이 피어있기를 기대했다.그러나 노지에서 열대수련이 피기에는 아직 때가 이른 것 같다.항아리는 또 하나의 작은 세상이다.그 속에서 다양한 생명체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순간 나의 눈길을 피해 물 위에서 움직이는 뭔가를 보았다.시선을 그들에게 옮겼다.소금쟁이 한 쌍...암수 서로 정답구나.
2020.05.13 -
야행
2020년 4월 10일(금) - 야행 코로나로 인해 외출도 못하고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을 하고 있는 아내를 위해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서 바람을 쐬어주고 싶었다. 아내에게 살짝 나오라고 전화를 했는데, 덤으로 큰아들 녀석이 따라왔다. 그렇게 셋이서 노산공원으로 야행을 나섰다.
2020.04.28 -
구들장
2019년 12월 7일(토) - 사천시 용현면 선진마을 겨울이다.겨울이 시작되었다.주말 아침 나는 또 산책을 나섰다.목적지는 사천시 용현면 선진마을이다.바다를 끼고 있는 작은 어촌마을이다. 한때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많았던 곳이다.지금은 벚꽃이 피는 봄에만 사람들로 넘쳐난다.이 작은 시골마을에 나이트클럽이 있었으니 예전의 영광이 상상이 된다.누군가는 영광스러웠던 그때를 기억하겠지.마을 깊숙이 들어가 보았다.오래된 집들이 보였다.그중에서 유독 나의 시선을 이끈 집이 있었다.날씨 때문이었을까?본 것은 황토벽이었지만 구들장을 떠 올렸다.따뜻한 구들장에 누워 놈을 녹이고 있는 어린 시절의 나를 떠 올렸다.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순간이다.
2019.12.11 -
도둑님들
2019년 11월 16일, 금요일 - 서택사랑테마공원 산책 어릴 적 저 풀을 도둑놈이라 했다. 그런데 왜 도둑놈일까? 사진을 다시 보다가 그 이유가 궁금했다. 왜일까? 왜 도둑놈일까? 갑자기 궁금하다. 요즘 아이들은 저 풀의 이름이 '도둑놈'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아마도 모를 거다. 이유는 도둑놈 풀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촌놈이다. 바다가 있는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가을이면 수확을 끝낸 논과 밭에서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았다. 그렇게 정신없이 놀다 보면 겨울 짧은 해는 어느새 저물어 있고, 굴뚝에서 모락모락 연기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서여 엄마가 저녁을 준비하는 것을 알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집으로 들어가면 어머니의 야단이 시작된다. 지금처럼 전기 압력 밥솥도 없었고, ..
2019.11.16